‘그 편지’ 세무로비 유력증거로檢, 복직간청 협박성 서신 수사에 활용
CJ그룹 전 재무2팀장 이모 씨가 이재현 회장에게 복직을 간청하며 보냈던 협박성 편지에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관여한 인물을 언급했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가 확보한 편지에서 이 전 팀장은 “이○○ 덕분에 이재현 회장이 아무런 금전적, 법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란 인사가 세무조사 로비에 참여해 이 회장이 추징금 부과나 고발을 당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전 팀장은 또 “국세청이 추징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채 세무조사를 끝내자 신 부사장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과시하고 허세를 부린다”며 “신 부사장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막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그룹에서 받은 상품권을 주변에 나눠 주고 다니며 자신의 위세만 과시한다”고 적었다.
다만 검찰은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수사를 이 회장 구속 이후에 하기 위해 최근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팀장이 핵심 인물로 지목한 이○○ 씨에 대한 조사도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팀장은 이 회장의 비자금 230억 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퇴사한 뒤 2007년 4월 자신을 쫓아내는 데 앞장섰던 신모 부사장을 성토하는 내용의 편지를 이 회장에게 보냈다. 이 편지는 2007∼2008년 경찰이 이 전 팀장의 청부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전 팀장에게서 압수한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에 저장돼 있었고, 검찰은 이를 복원해 이 회장의 국내 차명자산 관리 파일 등을 찾아낸 뒤 CJ그룹 비자금 수사에 활용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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