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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 영화 찍었던 곳에서… 영화처럼 보석 1521억원 털렸다

입력 | 2013-07-30 03:00:00

佛 칸의 칼턴 인터콘티넨털 호텔, 무장괴한이 전시회 보석 쓸어가
수시간 후 체포… 보석 행방 묘연




국제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 동남부 휴양도시 칸의 칼턴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대낮에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경찰 추산 1억300만 유로(약 1521억 원)어치의 보석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정오경 얼굴을 가린 무장 괴한 1명이 정문으로 들어와 자동권총으로 경비원들을 위협한 뒤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손목시계 등 전시품들을 순식간에 가방에 쓸어 담았다. 이 도둑은 칸의 아름다운 해변도로인 ‘라 크루아제트 대로’의 붐비는 사람들 사이로 유유히 사라졌다고 AFP통신이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호텔 로비에서는 20일부터 이스라엘 억만장자 레프 레비에프가 소유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외신들은 현지 경찰이 사건 몇 시간 뒤 강도를 체포했지만 보석은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은 공교롭게도 1955년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연쇄 보석절도 사건을 다룬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영화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를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처럼 코트다쥐르 해변을 배경으로 한 절도 사건이 재현된 것이다.

칸에서 발생한 대형 보석 도난 사건은 올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5월 칸 국제영화제 기간에도 2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들은 노보텔 호텔룸 벽에 설치된 금고에 보관 중이던 스위스 쇼파드사의 보석 약 100만 유로어치를 훔쳤다. 또 다른 이브닝 갈라쇼 행사장에서도 도둑들이 80명의 경비원을 따돌리고 200만 유로 상당의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

조너선 사조노프 미국 ‘박물관보안네트워크’ 편집장은 “최고급 보석은 잘게 분해해 암시장에서 쉽게 내다팔 수 있어 되찾을 확률이 거의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