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 등장한 붉은악마 걸개와 욱일승천기.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일본축구협회(JFA)가 지난 28일 열린 동아시안컵 남자축구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 붉은 악마가 내건 걸개에 대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에 공식 항의했다.
요미우리,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다이니 구니야 JFA회장이 2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일본 취재진에게 "한일전 당시 붉은 악마가 내건 현수막과 관련해 EAFF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이니 회장은 "이번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으나 유감"이라는 말로 박종우의 사례를 되새긴 뒤 "EAFF에 확실히 조사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동아시안컵 우승팀이 결정될 수 있는 경기였던 데다 한일전의 특수성 때문에 스탠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붉은 악마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걸개 외에도 안중근 의사와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담긴 걸개를 걸었고, 이에 맞서 일본 관중들도 제국주의 일본을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흔드는 등 다분히 감정적인 대립이 이어진 바 있다. 일본 관중들의 '욱일기'는 즉각 회수됐고, 붉은 악마의 걸개 역시 JFA의 항의에 의해 하프타임에 제거됐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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