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대작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신영숙(사진)의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법은 등산이다. 그는 열연 뒤의 기쁨과 산 정상에서 느끼는 쾌감이 일맥상통한다며 등산 예찬론을 펼쳤다. 사진제공|비오엠코리아
■ 뮤지컬배우 신영숙
공연 끝나도 극중 분노 감정 안 가셔
한적한 숲길 걷다 보면 어느새 ‘힐링’
나만의 도봉산 코스…가족들만 알죠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황금별 여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뮤지컬 배우 신영숙(37). 그의 7330 추천 운동은 요즘 캠핑과 함께 아웃도어 활동의 대세인 등산. 신영숙은 100명 중에 섞어놔도 한 귀에 골라낼 수 있는 개성적이고 파워 넘치는 ‘신영숙표 목소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시원시원하면서도 감성이 풍부한 그의 연기처럼 등산도 ‘신영숙 스타일’로 즐긴다.
● 흙을 밟으며 오르는 4시간 등산 “공연 스트레스 훨훨”
그는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건 굉장히 싫어한다. 뻥 뚫린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마셔야 운동을 하는 것 같다. 공연장 안이 생각보다 건조하고 공기도 안 좋아 알레르기가 많이 생긴다. 그래서 공연이 없는 날에는 산으로 간다”고 말했다.
흙을 밟으며 4시간 정도 산을 타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단다. 마음이 안정이 되고, 공연으로 받은 스트레스가 온데간데없이 날아가 버린다.
신영숙은 요즘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대작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고 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빈속으로 공연할 때 더 잘 된다. 그런데 작년 첫 공연을 할 때 간단히 샌드위치 한 조각 먹고 무대에 올라갔다가 얼굴이 파래져서 내려왔다. ‘이러다 무대에서 쓰러지겠다’ 싶었다. 그 뒤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무대에 올라간다. 오리고기 마니아가 됐다”며 웃었다.
● 산에서 얻는 힐링, 커튼콜 때 관객의 눈 속에도 있어
“‘마담 드파리지’는 분노의 화신과 같은 여인이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도 몸 안에 분노가 남아 있으면 너무 힘들어진다. 몸과 마음속에 쌓인 감정의 찌꺼기를 녹이는 데에는 걷는 것 만한 게 없다.”
최근에는 혼자 제주도로 날아가 사려니숲길(제주 비자림에서 샤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로 제주 숨은 비경중의 하나)을 걸었다. 그는 “비가 와서 비옷을 입고 걸었는데, 걷다보니 작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마주쳐야 했던 온갖 미움이 다 사라지더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