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cm 칼 든 18세 소년에게 권총 9발 쏴 사망… 과잉진압 논란
27일 0시 5분경 토론토 던더스 가의 빈 전차 안에 있던 새미 야팀 군(18·사진)은 경찰이 쏜 총탄을 맞았을 때 손에 8cm짜리 칼 하나만을 들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정차한 전차의 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이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도 야팀 군은 별다른 위협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전차 앞문 근처에 있던 경찰관들은 최소 6번 이상 “칼을 버려”라고 외쳤다. 이에 야팀 군은 짧은 욕으로 응수했다. 총을 겨누고 있던 경찰관들은 다시 두 차례에 걸쳐 “움직이지 마”라고 외쳤다. 몇 초 뒤 야팀 군이 전차 앞으로 움직이자 경찰은 연속해서 3번 총을 쐈다. 정적이 잠시 흐른 뒤 6발의 총성이 이어졌다. 야팀 군이 쓰러지자 경찰관들은 전차 안으로 들어가 테이저건(권총형 전기충격기)도 발사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한 명이었다.
빌 블레어 토론토 경찰청장은 “시민들의 우려와 질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토론토 경찰과는 별도로 온타리오 주 경찰 특별조사팀(SIU)도 독립적으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총을 발포한 경찰관에게는 정직 조치가 내려졌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야팀 군은 5년 전 캐나다로 왔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가족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한 이웃은 “새미는 조용하고 친절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마커스 그럽 씨(36)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경찰이 쏜 것이 진짜 총탄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며 “야팀은 경찰이 발포하고 30여 분이 지날 때까지 전차 안에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