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였을까. 유시민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올린 ‘대화록의 진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부모와 처가, 형과 누나의 가족사를 탐색해 썼다.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작년 대선 직전 ‘최초 공개’한 사람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라며, 그 이유를 ‘뼈대 있는 가문’에 ‘친일-반공-보수 세력의 총아’라는 개인사와 연결해 해석했다. 사람을 치켜세웠다가 후려쳤다가 하는 현란함은 여전했지만 남의 가족사를 파헤치는 것은 연좌제(緣坐制)와 다름없다. 사람은 부자간은 물론이고 형제간에도 다른 경우가 많다.
▷유시민 자신도 2006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때 부친의 친일 행적 여부에 대해 답한 적이 있다. “일본국 동경도 준대상업학교를 나와 1943년 2월부터 1945년 7월까지 만주국 통화성 쾌대무자촌 국민우급학교에 재직한 기록이 남아 있다.” 비자발적인 가족사 공개가 유쾌했을 리 없다. 그의 정치적 신념이나 행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지도 않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도 유시민을 따라다닐지 모를 수식어, ‘옳은 말도 싸가지 없이 하는’ 특성이 부친한테서 비롯됐을 리 만무하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