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간 진행됐던 여름이적시장이 막을 내렸다. 기업 구단이 예산절감을 위해 투자를 아끼면서 스타급 선수들의 이동이 줄었다. 포항으로 임대된 김은중(왼쪽에서 5번째)이 훈련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 기업구단 불황에 전력보강 뚝 ↓
새 등록 선수 40명 안팎…작년 비해 감소
포항의 김은중 임대 ‘저비용 고효율’ 극치
선수 팔아 운영비 마련 시민구단도 울상
뜨거운 그라운드 전쟁에 비해 한산했던 여름이적시장이었다.
● 기업구단은 예산 절감
예산은 한정돼 있고 성적은 올려야 한다. 기업구단도 예외는 아니다. 수원은 산토스를 영입하며 공격 자원을 보강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력 손실이 적지 않다. 공격을 이끌었던 스테보와 7월 초 계약이 만료됐다.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았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라돈치치는 일본 시미즈 S-펄스로 6개월 단기 임대를 보냈다. 모든 게 돈 문제다. 예산이 예전만 못해 여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 현대도 다르지 않다. 1월초 대구FC와 이면계약을 맺으면서 여름이적시장에서 김기희를 데려오기로 합의했다. 카타르 알 사일리아로 1년간 임대를 떠났던 김기희는 7월 이적 제안에 합의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티아고를 데려왔다. 그러나 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에닝요가 중국으로 떠났고, 김정우, 임유환과 결별도 예정돼 있다. 전력 보강이 아니라 전력 손실을 메우는 수준에서 영입이 진행된 것이다. 포항은 ‘저비용 고효율’의 극치를 보여줬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K리그 클래식을 맞이한 포항은 이적시장에서 김은중을 낚았다. 포항은 끈끈한 조직력에 비해 정점을 찍어줄 경험 있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임대료 한 푼 들이지 않고 임대 기간 연봉의 절반만 부담하면 된다. 포항은 올 시즌 예산이 크게 삭감되면서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영입을 포기했다. 높은 이적료와 연봉, 체제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남 일화만이 기업구단 가운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안익수 감독의 애제자 이종원을 부산에서 데려와 허리를 강화했고, 기가와 라엔스 두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 시민구단은 울상
시·도민구단은 이적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알짜 선수들을 팔아 운영비를 마련하곤 했지만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선 도통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구가 김기희를 전북으로 보내면서 이적료를 챙겼고, 강원FC도 김은중을 보내면서 높은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에서 해방됐다. 그러나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축구 관계자는 “시장이 크게 축소되면서 선수 이동이 얼어붙었다. 기업구단은 예산 문제로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고, 시민구단은 울상을 짓고 있다. 자칫 K리그 전체 판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