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니 킴, 맨해튼서 한식 축제
미국 뉴욕의 한식 레스토랑 ‘단지’와 ‘한잔’의 오너 겸 셰프인 후니 킴 씨(왼쪽)가 31일 자신의 레스토랑 ‘한잔’을 찾은 뉴요커들에게 한국 음식을 내보이며 설명을 하고 있다. 뉴욕=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31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26번가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 ‘한잔’. 좌석 40여 개가 뉴요커들로 꽉 찼다. 이날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 여행레저 전문잡지 ‘콩트 네스트 프래블 매거진’과 마스터카드가 마련한 ‘한식 맛의 뿌리’라는 행사에 미식가 여행가 금융인 등 44명이 참석했다.
요리 책임자는 뉴욕 소재 한식당인 ‘단지’의 주인이자 요리사인 후니 킴(한국명 김훈이·42) 씨. ‘단지’는 국내외 한식 레스토랑으로서는 처음으로 맛 권위지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하나’ 등급을 받았다. ‘한잔’은 그가 지난해 말 문을 연 곳이다.
그는 요리가 나올 때마다 한국 장류의 특성과 요리법, 건강에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오랜 숙성과 발효를 거친 한국의 장맛을 외국인 입맛에 맞추면 케이팝(한국대중가요)과 같이 ‘케이푸드(K-Food·한국음식)’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음식을 맛본 뉴요커들은 한국의 된장 간장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 금융인 마이클 고즈유스키 씨(33)는 “된장 소스에서 복잡 미묘한 맛을 느꼈다. 짜고 달고 고소한 맛이 골고루 섞여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죽장연’ 정연태 대표는 “정부의 지원 없이 된장 간장 고추장으로 한식을 새롭게 알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며 “외국인이 한국음식의 뿌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과거 뉴욕의 한식은 한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일식과 중식을 함께 팔았던 ‘32번가(맨해튼 코리아타운)식 요리’였다면 이제는 한식의 원천인 장류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잘 담근 장맛으로도 맛있는 한식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미국 버클리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코네티컷 의대를 다니다 요리사로 진로를 바꿔 2010년 ‘단지’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곳은 최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32) 부부가 찾았고 유명 여배우 내털리 포트먼(32)이 40분이나 기다려 식사를 했을 정도로 명소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