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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도 지방대생 선발 확대… 수도권 역차별 논란

입력 | 2013-08-01 03:00:00

■ 교육부, 지방대 육성방안 발표




지방대 육성 방안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의 눈길을 끄는 내용은 입시에서 지역 인재를 일정 비율 선발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공무원 채용에서 지방대생 비율을 늘리는 부분이다.

이들 정책은 지방대를 살리자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위헌 소지가 있어 법제화 과정에서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법제화 이후,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학 입시에서 지역 인재 전형을 적용하기 위한 관건은 법률 제정이다. 지방 고교생이 수도권 대학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일부 지방대는 이미 지역 학생을 우대하는 전형을 활용했다. 2013학년도를 기준으로 68개 대학이 지역 인재 전형을 통해 8834명을 뽑았다.

하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원 자격을 특정 지역으로 제한하는 전형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며 2014학년도 입시에서 금지했다. 교육부가 지역 인재 전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 내년 입시부터는 지방대가 지역 인재 선발 비율이나 적용 지역 범위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변수는 수도권 출신 고교생의 반발이다. 현재 지방대의 의대나 약대, 로스쿨에는 수도권 고교 출신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도권 학부모나 고교생이 역차별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기 쉽다. 이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의 지방 학생을 위한, 미국의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이라고 보면 이런 논란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인재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대학 졸업 뒤 해당 지역에 남아 지역 발전에 기여하느냐도 중요한 이슈다. 기껏 지역 학생을 우대해서 뽑았는데 수도권에 취업하면 정책 취지가 사라진다. 당정 협의 과정에서도 이 문제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정부는 지역 정착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거주 및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유인책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방대와 지역 기업이 연계해서 지방대생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해 주고 졸업 후 그 기업에 취업하도록 계약하는 방식이다.

7급 공무원 및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대생을 늘리는 정책 역시 변수가 남아 있다. 5급 공무원의 경우 이미 20%를 지방대생으로 채운다는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지만 실제 채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에도 역시 지방대생 채용 비율을 30%로 권고하고 있고, 실제로 작년 상반기 신규 채용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 49%나 됐지만 기관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특히 취업 선호도가 높은 기관의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이 30%에 못 미쳤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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