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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울려퍼진 ‘소녀상의 기도’

입력 | 2013-08-01 03:00:00

글렌데일市 해외 첫 위안부상 건립… 일본계 주민 “日 전쟁범죄 사과해야”




7월 30일 오전 11시 반(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 중앙도서관 앞 시립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위안부 소녀상이 해외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념식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8·사진)와 글렌데일 시 의원 4명, 서울과 글렌데일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측 참석자들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김 할머니는 집권 이후 역사 왜곡에 열중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눈앞에 있으면 사죄하라고 멱살이라도 잡겠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프랭크 킨테로 글렌데일 시 의원은 “소녀상이 다시는 전쟁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깨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심 있는 일본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일본계 시민단체인 NRCC의 캐시 마사오카 대표도 회원 10여 명과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제막식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범죄를 규탄했다.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은 과거사를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현지 일본인 대부분은 총영사관을 통해 소녀상 건립에 강력 반발해 왔다. 하지만 양심적 일본인들의 목소리도 현장에서 들렸다.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는 해럴드 가메야 씨는 “일본이 전쟁 범죄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교과서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1일 정례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를 정치 외교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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