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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정상외교 ‘스토리텔링’이 통했다

입력 | 2013-08-01 03:00:00

6월 印尼대통령에 부인 옛사진 선물, 尹외교 면담 내내 분위기 화기애애
“미래 지향적 외교에는 한계” 지적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6월 1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선물 받은 장인과 부인의 옛날 사진을 보며 웃고 있다. 주한 대사를 지낸 장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부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이다. 외교부 제공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6월 14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2장의 사진을 선물로 건넸다. 한 장은 에디 워보워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1975년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는 모습, 다른 사진은 대사의 큰딸 크리스티아니 헤라와티가 청와대에서 ‘영애’(박근혜 대통령)를 만나는 장면이다. 크리스티아니는 촉망받던 군인 유도요노와 결혼해 인도네시아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장인과 부인의 옛날 사진을 선물 받은 유도요노 대통령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고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는 후문이다.

윤 장관은 이 사례와 사진을 찾아낸 외교관을 크게 칭찬했고, 다른 외국 정상들과 관련된 ‘스토리텔링(story-telling)’도 적극 발굴하라고 특별 지시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박 대통령과 해외 정상 간 사연이나 두 나라 간 인연을 부각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반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양한 다자 정상외교가 예정돼 있어 박 대통령의 ‘스토리텔링 외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5월 미국 방문 당시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한국에서 미군으로 복무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 가족을 미국 의회 연설에 초청했다. 같은 자리에서 찰스 랭걸 의원 등 6·25 참전 미국 의원 4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공로를 치하했다. 6월 한중 정상회담 때는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당시 저장 성 당서기였던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만난 인연을 강조하며 ‘오랜 친구(老朋友)’라는 화두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텔링 외교가 긍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견 외교관은 “스토리 중심의 외교는 그 성격상 추억에 토대를 둔 복고(復古)형이라는 점에서 미래지향적 외교와 어울리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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