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민한. 스포츠동아DB
손민한은 불펜 5경기서 1승1세이브 방어율 1.50
후배 투수들은 생생한 현장학습으로 불펜 안정세
“(손)민한이가 중간계투로 들어가주면서 계산이 서니까, 감독으로선 고마운 일이지.”
NC 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부터 불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1~2점을 앞서다가도 8~9회에 뒤집혀 허무하게 패하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후반기 들어서는 이민호가 마무리로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전반기만 해도 고졸 신인투수가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기에는 1군의 벽이 너무 높았다. 게다가 불펜에서 베테랑의 몫을 해주길 바랐던 이승호, 고창성이 나란히 부진에 빠지면서 김 감독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갔다.
김 감독은 “우리 팀 선발진은 외국인투수들 3명과 이재학까지 괜찮다. 타선도 시간이 지날수록 짜임새가 갖춰지고 있는데, 불펜이 고민거리였다. 뒷문이 헐거우면 경기 후반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다행히 손민한이 불펜투수로 변신한 이후 NC의 마운드는 빠르게 안정돼가고 있다. 김 감독은 “선발이 5이닝을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그 전까지는 6, 7, 8, 9회를 어떻게 끌고 갈지 막막했는데 (손)민한이가 불펜진에 들어가주면서 계산이 서게 됐다. 그게 감독으로선 정말 고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젊은 투수들도 손민한의 말 한마디에 깨달음을 얻을 뿐 아니라 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살아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
베테랑답게 손민한은 중간계투로 나서면서도 기대이상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불펜투수로 등판한 5경기에서 1승1세이브, 방어율 1.5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일 마산 한화전에선 4-0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김태균~김태완~송광민~한상훈으로 이어지는 한화 중심타자들을 상대로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안타 없이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손민한은 경기 후 “중간투수는 팀이 이기는 데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판하라는) 사인이 나면 무조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그에 맞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팀이 나를 마운드 위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달려 나가겠다. 마운드에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