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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투명한 검사로 ‘방사능 日 수산물’ 괴담 퇴치해야

입력 | 2013-08-03 03:00:00


최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정부가 어류 가격 인하를 위해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일본 방사선 피폭 물고기를 수입했다’, ‘수입 명태의 90% 이상이 일본산이다’, ‘일본 국토의 절반이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같은 근거 없는 괴담(怪談)이 떠돌아다닌다. 이와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는 “악의적으로 괴담을 조작, 유포하는 행위를 추적해 처벌함으로써 근절되도록 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일본 정부가 투명하게 대응했다면 한국에서 괴담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년이 넘도록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된 사실을 부인하다가 지난달 참의원 선거 이후에야 인정했다. 선거를 의식해 발표 시점을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원전 주변 방사능에 대해서도 일본 당국은 ‘정상’이라고 발표했지만 언론의 실측(實測)치는 당국 수치의 70배나 됐다.

한국 정부의 대응도 안이한 측면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일본산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은 요오드와 세슘134, 세슘137에 대해서만 기준치를 두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에서 세슘 이외에 플루토늄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이 유출됐고 이들은 독성이 더 강하지만 우리는 이들에 대한 기준치조차 없다.

섬뜩한 거짓말을 일부러 지어 퍼뜨리는 일은 근절해야 한다. 그러나 총리 지시에도 불구하고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과 관련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 탓이다. 판결 및 결정의 취지가 ‘거짓말로 타인과 사회에 피해를 줘도 좋다’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글을 사이버 공간에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서 공익을 해한다는 대목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이유였다. 해당 문구를 구체화하면 위헌 소지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상반기 실시한 국내산 수산물의 방사능 안전성 조사 결과 모두 안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수산물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우리 수산물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식품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사, 정확한 정보 제공과 대국민 홍보, 악의적 괴담의 근절에 힘을 쏟아 우리 어민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