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 출구전략 우려 셀 코리아 영향2007년 금융위기 때보다 1조원 많아
올 상반기(1∼6월) 증권투자 자금 순유출 규모는 사상 최대치였다.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우려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과 저(低)금리를 피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급증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투자 순유출 규모는 141억4470만 달러(약 15조9000억 원)로 나타났다. 순유출 규모로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7년 상반기 132억835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당시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바 있다.
증권투자 국제수지는 2009년 상반기 이후 줄곧 순유입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된 덕분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가 불거지면서 4년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과 펀드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린 것도 증권투자 자금 유출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시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만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7월 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4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