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 악천후 상황 실험해보니
[시동 꺼! 반칙운전] 빗길 커브구간 주행실험 해보니
취재팀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역C자 코스에 삼각뿔 모양의 도로안전용품을 약 4m 간격으로 좌우에 8개씩 설치한 뒤 주행실험을 했다. 커브 각도는 약 30도로 일반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커브보다 더 굽은 형태로 설계했다. 운전경력 21년차인 정연호 안전공단 교육개발처 교수가 운전대를 잡고 마른 노면과 물이 흐르는 노면에서 시속 40, 50km로 2번씩 약 75m 거리를 총 4번 주행했다.
시속 40km로 달렸을 때는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을 모두 아무 문제없이 달렸다. 젖은 노면에서는 주행반경이 커져 차량 오른쪽 삼각뿔에 더 바짝 붙어 달렸지만 삼각뿔을 쓰러뜨리진 않았다.
하승우 안전공단 교육개발처 교수는 “비 오는 날에는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현상이 생겨 조향 능력을 상실해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빗길에서는 제동 능력과 눈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을 시속 40, 80km로 달렸을 때 젖은 노면의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각각 3m, 4.5m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야 정보 능력 실험은 교정시력 1.0인 서동정 안전공단 교수가 100m 길이의 코스에서 시속 30km로 달릴 때 가로 15cm, 세로 35cm인 삼각뿔에 3분의 1 크기로 써넣은 숫자를 언제부터 읽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서 교수는 맑을 때는 출발점에서부터 숫자를 읽었지만 호스로 비를 뿌려 폭우 상황을 가정하자 삼각뿔의 19m 앞에 도달한 뒤에야 숫자를 읽을 수 있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민경진 인턴기자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