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휴가지에서 모터보트-요트 즐기고 싶다고요?

입력 | 2013-08-05 03:00:00

이론-실기교육 5일이면 水上면허 ‘OK’




보트 등을 운전하는 데 필요한 일반조종면허를 취득하려는 한 응시생이 감독관 2명과 함께 시험선인 ‘서울 1호’에서 핸들을 잡고 있다. 옆으로 6인승 요트 시험선이 지나가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7월 31일 오전 9시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내 서울조종면허시험장. 5마력 이상 엔진이 달린 수상레저기구(25t 미만)를 운전하는 데 필요한 면허시험을 보는 곳이다. 제트스키나 모터보트 등을 운전할 수 있는 일반조종면허(1, 2급) 실기시험 응시자 57명이 바지선에 만든 사무실에서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감독관 2명과 함께 시험선인 서울1호에 오른 최동용 씨(47)는 처음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출발신호와 함께 핸들을 잡자 이내 침착하게 보트를 몰았다. 운항을 끝내고 계류장에 돌아와 결과를 기다리던 최 씨는 10여 분 뒤 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26일 1급 필기시험에 통과한 뒤 시험장에서 실기연습을 한 결과 5일 만에 면허증을 취득했다”며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제트스키와 모터보트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탈락자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인천 강화군에서 온 김모 씨(45)는 이날 1급 실기시험에 도전했으나 속도 전환과 급정지 불량, 후진 미숙 등으로 무려 25점을 깎여 불합격했다. 이날 전체 응시자 57명 가운데 10명이 탈락했다. 김 씨는 “해변에서 친구의 보트를 빌려 수차례 운전해 본 경험이 있어 필기 합격 뒤 실기에 바로 도전했지만 감점이 많아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류진수 서울조종면허시험장장은 “시동과 변속, 인명구조, 접안 등 8개 분야에서 20여 개 감점 항목이 있어 합격이 쉬운 편은 아니다”며 “하지만 시험장에서 미리 연수를 받을 경우 실기시험 합격률이 70%가 넘는다”고 말했다.

최근 수상레저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트나 요트를 운전하는 데 필요한 면허를 따려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이 면허증들을 손에 쥐려면 먼저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해경이 위탁한 시험기관인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가 발간한 수상레저법규와 운항요령 등을 다룬 문제집(1만5000원)을 공부한 뒤 일반은 60점, 요트는 70점 이상을 받으면 된다. 수상레저종합정보 홈페이지(wrms.kcg.go.kr)에서 신청한 뒤 전국 23개 조종면허시험장에서 볼 수 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1년 이내에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각 시험장에 연수비를 내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반과 요트면허 실기시험에 대비한 연습을 할 수 있다. 수도권에는 난지한강공원 내 서울시험장(02-304-5900)과 경기 가평군 청평호의 경기시험장(031-584-5700) 등 2곳이 있다.

요트면허 실기시험은 길이 10m 규모의 6인승 요트에 응시자 4명과 감독관 2명이 탄다. 출항준비와 기주(機走·엔진으로 운항), 범주(帆走·돛으로 운항) 능력 등을 평가하며 응시자는 선장과 승조원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합격 후 수상안전교육(3시간)을 받으면 면허증을 바로 발급해준다. 수강료를 내고 5일간 시험면제 교육을 받으면 시험 없이 면허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해경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상레저기구를 면허증 없이 운항할 수 있었지만 2000년 수상레저안전법이 시행된 뒤 무면허 운전을 하다 걸리면 1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벌금 300만 원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7월 말 현재까지 일반면허는 12만5502명이, 요트면허는 5935명이 각각 취득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