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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박경완… ‘조범현의 아이들’ KT로 번호이동?

입력 | 2013-08-06 03:00:00

10구단 사령탑 취임… “3년내 4강”
내년 시즌 뒤 FA 대거 영입 가능성, 인연 있던 코치진도 손발 맞출듯




“NC가 신생팀인데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트레이드,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통해 신구 조화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도 필요한 선수는 반드시 잡겠다.”

프로야구 신생팀 KT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조범현 감독(53·사진)은 5일 연고지 경기 수원시의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3년 안에 4강 싸움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선수단 구성에 관한 기본 구상을 밝혔다. 동석한 주영범 KT 단장은 “선수단 구성 전권을 조 감독에게 맡기겠다”며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내년 FA시장에서 KT가 ‘큰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2015년부터 1군 무대에서 뛰기 때문에 내년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영입 후보다. KT는 또 신생팀이라 최대 3명까지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내년 FA 후보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당연 최정(26)이다. 2005년 SK에 입단한 최정은 신인시절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지만 당시 SK를 이끌던 조 감독이 꾸준히 기용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또 수원 유신고 출신이라 창단 초기 스타 마케팅이 절실한 KT로서는 안성맞춤 카드다. ‘운명론’도 KT 영입에 힘을 실어준다. 최정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다면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KT에서 영입하기가 어려웠다. 대표팀의 WBC 조기 탈락이 KT에는 호재가 된 셈이다.

최정의 팀 선배 박경완(41)도 KT 이동이 점쳐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조 감독과는 쌍방울 시절 코치와 신인 선수로 첫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조 감독이 2003년 SK 감독으로 데뷔하자 박경완은 FA 자격으로 현대에서 SK로 옮겨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이미 포수로서 환갑이 지난 박경완이지만 ‘플레잉코치’로 한 시즌만이라도 뛰어 준다면 KT의 1군 연착륙에 큰 도움이 될 게 당연한 일이다.

또 야구계에서 ‘조범현 사단’으로 분류됐던 몇몇 코치진이 KT로 옮겨 조 감독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KT는 조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기업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조 감독이 KT의 마음을 얻은 게 KT 선수단 구성의 첫걸음마라면 이제 조 감독이 선수와 코치들의 마음을 얻을 차례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게 업(業)인 KT의 야구팀에 어울리는 순서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