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는 일본 국기인 일장기 가운데의 붉은 태양(日)에서 아침 햇살(욱광·旭光)이 부챗살처럼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구로다 기자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만 사용했으나 일본의 욱일은 군대 외에도 폭넓게 사용돼 왔다.…꼭 군국주의의 심벌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태평양전쟁 당시 욱일기는 군국주의 일본의 대표 심벌이었다. 일본이 ‘종전일’이라고 부르는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옛 군복 차림으로 참배 오는 사람들은 요즘도 일장기가 아니라 욱일기를 흔든다. 이 깃발의 의미를 일본인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 깃발 아래 침략을 당한 나라들엔 욱일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까지 있는데 별것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요즘 욱일기 뉴스가 잦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욱일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8월 영국 런던 올림픽 축구 3, 4위전이 끝난 후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세리머니를 해 소동이 벌어지자 한국 언론은 일본 체조선수의 욱일기 문양 유니폼을 문제 삼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여자축구 한일전 때도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심규선 논설위원실장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