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미국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납치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아기는 1년 후 뉴저지의 거리에서 발견돼 친부모 품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FBI는 최근 엉뚱한 아기가 부모에게 보내졌다고 발표했다.
8일 미국 시카고 트리뷴 등 외신은 최근 FBI가 50년 전 시카고 병원에서 일어난 신생아 실종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1964년 시카고에 있는 마이클 리즈 병원에서 시작된다. 태어난 지 하루 된 폴 조셉 프론작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 당시 신생아를 안은 35살에서 45살 가량 된 수상한 여인을 병원 앞에서 태웠다는 택시 기사의 제보가 있었지만, 아기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뉴저지 아기를 자신의 아들 폴이라고 믿었던 도라-체스터 프론작 부부는 1966년 이 아기를 입양해서 키웠다. 사건은 이렇게 행복하게 끝을 맺는 듯 했다.
그러나 47년 만인 올해 초 중년이 된 폴과 노년인 부모가 DNA 검사를 한 결과, 이들은 친생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조안 하이드 시카고 FBI 대변인은 "FBI에서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다. 조사관들이 관련 자료와 원본 증거를 수집해 조사 중이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하이드 대변인은 과거 수집된 증거들을 현대적인 기법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언론은 병원에서 아기의 지문이나 족문을 찍어 놓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프론작은 부모에게 "사건의 해결을 위해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하고 "우리가 부모 자식 사이가 아니라는 게 고통스러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긴 안목으로 보면, 여기가 끝은 아닐 것"이라며 "언젠가 진짜 폴을 찾고, 나 역시 진짜 가족을 찾는 등 사건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