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추석, 휴일과 겹치면 하루 더 휴무내년 공공부문 도입… 민간은 자율영세기업은 수당 부담돼 기피할 듯
정부가 내년부터 관공서에 설과 추석 연휴에 한해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일반 기업 등 민간 부문은 대체공휴일제 도입 여부가 노사 자율 결정사항이어서 중소 및 영세사업장 종사자들은 대체공휴일제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당정청 실무급 회의를 열고 설과 추석에 대한 대체공휴일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검토됐던 어린이날은 시행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설과 추석 연휴가 일요일과 겹치면 연휴 다음날 평일에 쉴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년 추석은 9월 8일 월요일로 연휴 앞날인 7일이 일요일인데 대체공휴일제를 적용하면 본래 9일까지만 쉴 수 있던 게 10일까지로 휴일이 하루 늘어난다. 안전행정부는 대체공휴일제가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공휴일이 총 9일 늘어난다고 밝혔다.
공무원이 대체공휴일에 근무를 하면 ‘휴일 수당’을 받는다. 정부는 이 제도 도입을 위해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이달 중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은 노사협약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대체공휴일제 도입을 원칙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관공서의 공휴일을 준용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상당수 중소 영세업체는 대체공휴일제를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 제도가 경영사정이 열악한 소규모 기업으로까지 확대되면 인건비 부담 가중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이 대체공휴일제의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부가 지속적으로 독려하지 않으면 공휴일 휴무 혜택이 불균등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광영·박창규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