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올림픽 후 국민소득이 높아지자 물 시장에 눈을 돌렸다. 이듬해 고가 정수기를 파는 웅진코웨이를 세워 정수기 붐을 일으켰다. 식음료(웅진식품)에 이어 화장품(코리아나화장품) 골프장(렉스필드 컨트리클럽) 저축은행(서울저축은행) 건설(극동건설) 태양광(웅진폴리실리콘)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2011년 매출액 6조1500억 원, 임직원 4만5000명으로 재계 3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를 재벌 반열에 올려놓은 건설회사와 저축은행은 금융위기를 맞아 부도를 내면서 그룹 전체를 휘청거리게 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중구난방식 사업 확장 외에도 윤 씨의 인재 등용이 그룹의 실패를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윤 씨 본인도 짧은 ‘가방 끈’을 만회하기 위해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최고경영자과정과 최고위과정을 4개나 수료했다. 국내 사정에 어두운 해외 유명 대학과 컨설턴트 출신을 요직에 중용한 게 역설적으로 그의 사업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
[알려왔습니다]
◇건국대 총동창회는 본보 9일자 A27면 ‘샐러리맨 신화 윤석금의 흥망’ 기사의 “윤 회장 본인도 ‘짧은 가방 끈’을 만회하기 위해”라는 표현은 윤 회장이 졸업한 건국대와 건국대 경제학과의 명예에 상처를 입히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유감스럽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