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선규. 스포츠동아DB
LG 불펜은 방어율 3.36으로 9개 구단 중 1위다. 과부하 논란도 있었지만 LG 불펜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지난달 사이드암 김선규(27)가 가세하면서 LG 불펜은 더 강해졌다. 이전까지 LG 불펜은 정통파 투수만으로 구성됐지만 김선규 합류 이후 LG 코칭스태프는 상대 타자들의 특성에 맞춰 불펜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김선규는 최근 부진한 정현욱의 대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김선규는 지난달 9일 1군으로 복귀한 이후 8일까지 9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를 기록 중이다. 시즌 방어율은 1.42로 LG 불펜 투수 중 봉중근(1.35)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 투지와 배짱
그의 야구모자 안쪽에는 투지와 배짱이라는 두 단어가 써 있다. 마운드 위에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평소 코칭스태프가 가장 많이 조언하는 두 단어를 시즌 개막 직전에 적었다. 시즌 개막 이후 좋은 투구를 선보이다 골반 쪽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지난 5월 2군으로 내려갔던 그는 2개월 뒤 1군으로 돌아와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선규는 “마운드에 서면 심리적으로 약간 편인데 ‘투수코치님께서 맞아도 좋으니 제대로 승부하라’고 편하게 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모자에 쓴 투지와 배짱이라는 두 단어를 항상 머릿속에 떠 올린다”고 설명했다.
김선규는 2010년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이듬해, 프로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2011년 LG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61경기에 출전해 3승1세이브 13홀드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012년 발목과 어깨 등 연이은 부상으로 활약상을 이어가지 못했다. 게다가 경기력 외적인 문제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프로에 입단한 이후 가장 힘들었던 1년을 보낸 그는 조금 더 성숙해져 돌아왔다. 김선규는 “지난해 안 좋았을 때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주어지는 등판 기회가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김)선규는 지난해 어깨 근육이 50% 이상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재활로 이겨내고 다시 볼을 던지고 있다. 절실함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힘든 시간을 잘 이겨냈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