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양기. 스포츠동아DB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한화 이양기(32)의 방망이가 한여름 폭염보다 더 뜨겁게 폭발했다.
이양기는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6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6타수 5안타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5타점은 2003년 한화에 입단한 후 개인 1경기 최다타점 기록이다. 지난해 4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4타점이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 아울러 5안타 역시 개인 1경기 최다안타 신기록이다. 그로선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날이 됐다.
이양기는 방망이 폭발은 이날뿐이 아니었다. 전날 삼성전에서 3-10으로 패했지만 그는 4타수 3안타를 몰아치면서 대패 속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활약을 펼쳤다. 이에 앞서 7일 청주 SK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3일 동안 무려 13타수 10안타(0.769)에 6타점이다.
이양기는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었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 5월 8일 마산 NC전 출장을 마지막으로 2군에 내려갔다. 당시까지 기록은 20타수5안타(0.250)에 불과했다. 서산구장에서 2군생활을 하던 그는 8월 2일 1군 엔트리에 다시 등록됐다. 당시 콜업을 결정한 김응룡 감독은 “마땅한 대타감이 없는데 2군에서 이양기가 좋다기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1군에 올라오기 전까지 2군에서도 4경기에서 5할대 타율(0.545)에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타격감이 달궈진 상태로 1군에 승격된 그는 그 여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최근의 3일간의 맹활약으로 시즌 타율은 0.250에서 곧바로 0.455(33타수 15안타)로 치솟았다.
이양기는 경기 후 “최근 연습할 때 밀어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장종훈 타격 코치님의 조언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상대투수가 던진 공을 코스대로 친 게 주효했다. 개인적으로 한 경기 최다안타를 쳐서 좋지만 팀이 이겨 더 기분이 좋다”면서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