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상반기 방영된 SBS드라마 ‘야왕’에서는 딸을 죽음으로 내모는 패륜의 모정. 하지만 이번에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감기’에서 재난 앞에 몸을 던져 딸을 구하는 억척스러운 엄마다. ‘야왕’에서 수애의 딸로 나왔던 아역배우 박민하는 이번에도 딸로 나온다.
영화의 소재는 감염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죽는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다. 이에 맞선 감염내과 전문의 인해(수애)와 딸, 그리고 모녀를 돕는 구조대원 지구(장혁)의 활약을 그린다.
그는 “‘그해 여름’(2006년) ‘님은 먼 곳에’(2008년)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년)에서도 이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했다.
딸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엄마는 항체를 구하기 위해 뛰고 또 뛴다. “제가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였어요. 달리기는 잘해요. 밤샘 촬영이 많았는데, 촬영 마치고 새벽에 편의점 앞 파라솔 아래서 먹던 맥주가 어찌나 맛있던지.”
영화는 ‘비트’(1997년) ‘태양은 없다’(1998년)로 알려진 김성수 감독이 ‘영어 완전 정복’(2003년)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한 영화제에서 김 감독님을 만났는데, ‘수애 씨는 가짜를 해도 진짜처럼 보인다’는 칭찬으로 영화 출연을 제안하셨어요. 안 할 수가 없었겠지요.”
영화의 배경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당국은 지역을 봉쇄한다. 실제로는 경기 파주시에서 찍었지만,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수서∼분당 고속화도로 등 시내가 세밀하게 묘사된다. “분당 시민들이 잘 이해해 주실 것 같아요. 영화적인 설정이니까요. 와! 분당 시민 다 보러 오시면 영화 대박 나겠다.”
그는 2002년 MBC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얼굴을 알렸다. 영화는 ‘가족’(2004년)이 첫 작품. 10년 넘게 뭐든 담을 수 있을 것 같은 맑은 얼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배우로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목표를 정하지 않고 가는 삶이 더 매력적이라고 봐요. 미지의 세계로요….”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