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8월 UFG연습때 韓美 새 지휘기구 시험 안한다

입력 | 2013-08-10 03:00:00


한국과 미국이 19∼22일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군사연습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신할 새 연합지휘기구(연합전구·戰區 사령부)를 적용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양국간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하는 논의가 시작되면서 그 영향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군은 이번 UFG 연습에서 올해 6월 초 정승조 합참의장(대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대장)이 잠정 합의한 새 연합지휘기구를 시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미 양국은 올해 UFG 연습에서 새 연합지휘기구를 처음으로 적용한 뒤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이를 최종 승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본보 6월 3일자 A1면 전작권 전환뒤 한국이 주한미군 지휘한다

UFG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작전 수행 능력과 협조 절차를 점검하는 연례군사훈련이다. 실병력과 장비의 야외 기동 훈련 없이 한미 군 장병이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워게임(war game)’ 형식으로 진행된다.

새 연합지휘기구는 전작권 전환과 함께 2015년 말 해체되는 한미연합사와 거의 같은 형태이지만 한국군이 사령관을, 미군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는다는 구상이었다.

전작권 전환 뒤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양국이 별개의 사령부를 만들려던 기존 계획을 바꿔 한미연합사와 거의 같은 구조의 연합전구사령부를 만들되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아 미군을 지휘하도록 한 것이다. 현 한미연합사의 사령관은 미군(주한미군 사령관)이, 부사령관은 한국군이 각각 맡고 있다.

새 연합지휘기구는 세계 최강의 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다른 나라 군대의 지휘를 받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번 UFG 연습의 적용 여부에 대해 군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왔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미군을 지휘해 UFG 연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함으로써 전작권 전환 능력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초 한국이 심각해진 북핵 위협 등 안보 상황을 고려해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미국에 제의한 이후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가 촉발된 상황에서 새 연합지휘기구의 UFG 적용 방침을 더이상 고수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군 안팎에선 새 연합지휘기구의 UFG 적용 취소 조치가 한미 양국간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김 장관이 “올해 SCM 때까지 이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면 좋겠다”고 밝힌 만큼 한국 국방부가 미 국방부를 상대로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적극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의회 내에서 미군이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 새 연합지휘구조에 대한 반감 기류가 감지돼왔다는 점도 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에 속도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연기 합의를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 의회와 언론 등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수용조건으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등을 강력히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며 “최종합의까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