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선 흔히 욕설을 표현할 때 자음만으로 이렇게 나타낸다. 그런데 한나라당 홈페이지 대문에 'ㅅㅂㅈㄹ'이라는 글자가 눈에 팍 띄는 붉은색으로 떡하니 박혔다. 무슨 일일까. 혹시 해킹?
새누리당이 "새누리당을 마음껏 욕하라"며 자당에 대한 욕설과 비난을 공모하고 나섰다.
'ㅅㅂㅈㄹ'은 공모전 이름 '새누리를 발전시키는 젊은이들의 리얼 디스戰'에서 따왔다. 인터넷의 욕설 표현을 재치있게 차용한 것.
새누리당은 홍보 포스터에서 "새누리를 디스해라!"라면서 "뒷담화에 지치신 2030 여러분, 앞에서 당당히 욕하십시오!"라고 부추긴다. 디스(DISS)란 Dissrespect의 줄임말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폄하하기 위한 말 또는 행동을 뜻하는 '슬랭'이다.
새누리당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 같은 공모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공지 글을 통해 "새누리당에 불만 있는 2030 여러분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멍석을 깔아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비난과 질타로 인해 새누리당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공모주제는 새누리당에 대한 무비판적인 비난, 욕, 썰과 비판 있는 당부의 메시지 등 두 가지. UCC, 사진, 그림, 만화, 자작곡, 랩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 가능한 모든 형식으로 제출받아 심사를 거쳐 다음 달 4일 시상한다.
새누리당은 "욕에 조예가 깊은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능. 정치에 관심 없는 청년 대환영"이라는 공모대상 문구를 통해 이 공모전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했다.
새누리당은 "심사위원의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울고 웃게 만들 것"이라는 이색 심사기준을 제시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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