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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라, 주민 잘 살펴라” 공포의 알카에다 민심 전략 맞아?

입력 | 2013-08-11 18:38:00


"그들(점령지 주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 그러면 그들은 우리들을 공감하고 그들의 운명이 우리와 연결돼 있다고 느낄 것이다."

"여러분은 친절해야 한다.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때려서는 안 된다. 가능한 이슬람주의적인 처벌을 강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중동 아프리카 지역 공관의 일제 폐쇄를 가져올 정도로 서방세계를 테러 공포에 빠뜨렸던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수장인 나세르 알우하이쉬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성공을 위한 민심 확보전략을 담은 편지가 발견됐다. 지하드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된 셈이다.

이 편지는 지난해 북아프리카의 알카에다 마그레부 지부(AQIM) 지도자 압델말렉 드루크델에게 보낸 것이라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5, 8월 보내진 두 통의 편지는 올해 1월까지 AQIM 사령부로 사용됐던 말리의 팀북투 건물에서 발견됐다.

알우하이쉬는 이 편지에서 자신이 2011년 2월부터 16개월간 남부 예멘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싸운 경험을 상세하게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당시 말리 북부를 장악한 AQIM의 동료들에게 극단적인 방법 보다는 점령지 주민들이 전기와 물 공급을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또한 "전쟁을 너무 오래 끌어서는 안되며, 주민들을 너무 엄하게 다루지 않아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알카에다가 무력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주민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통치방법'을 통해 민심을 장악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게 이 편지를 살펴 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그레고리 존슨 교수는 "서방세계 사람들은 알카에다를 단지 테러조직만으로 보지만, 알카에다는 훨씬 방대하고 더 많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특히 "예멘의 AQAP그룹은 스스로를 정부가 될 수 있는 조직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AQAP는 2012년까지 예멘 남부지역을 장악했다가 미군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에 밀려 퇴각했다. 예멘 태생의 30대인 알우하이쉬는 과거 수년간 오사마 빈 라덴의 개인비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이번 테러계획의 주동자는 알자와히리가 아니라 AQAP의 수장 알우하이쉬"라고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