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 탈삼진은 노모가 앞서… 류현진, 볼넷-승률선 훨씬 돋보여이치로 이후 첫 동양인 신인왕 도전
일본프로야구의 영웅이었던 노모 히데오(45)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LA 다저스 구단이 마련한 ‘노모 바블헤드 데이’에 참석해 시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바블헤드(Bobbledhead)’는 대략 3등신의 비율로 만들어진 머리가 흔들거리는 인형을 말한다. 구단은 바블헤드 데이에 경기장에 입장한 팬들에게 그날 주인공의 인형을 준다. 물론 아무나 바블헤드 데이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노모는 메이저리그를 개척한 일본 야구의 선구자다. “동양인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1995년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돌풍을 일으켰다. 노모 이전에 난카이 호크스 출신의 무라카미 마사노리(69)가 1964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동양인으로는 처음 빅리그에서 뛰었지만 노모의 활약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7개 팀에서 12년을 뛰며 통산 123승 109패에 평균자책 4.24를 남겼다. 초반 4시즌을 포함해 다저스에서 7시즌을 뛰었다. 데뷔하던 1995년 13승 6패에 평균자책 2.54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1995년의 노모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해도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세인트루이스의 셸비 밀러(11승 7패·평균자책 2.89)와 마이애미의 호세 페르난데스(8승 5패·2.58) 등 무시하지 못할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데다 한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것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2001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신인왕에 오른 이후 동양인 신인왕은 없었다. 이후 마쓰이 히데키,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루빗슈 유 등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프로 선수 경험이 많은 일본 선수에게 신인왕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일부 여론에 밀려 신인왕을 수상하지 못했다. 물론 남은 경기에서 경쟁자를 압도한다면 12년 만의 동양인 신인왕을 류현진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이승건 기자 symo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