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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모유수유 의무기간 6개월 권고

입력 | 2013-08-12 03:00:00

시판 분유, 모유성분 대체 못하고, 수유기간 길수록 이유식비용 절감




일하는 엄마, 즉 ‘워킹맘’이 늘면서 생긴 고민 중 하나는 ‘모유수유를 언제까지 해야 하느냐’는 문제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현업에 복귀하려면 아이의 주식을 분유나 이유식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당한 모유수유 기간을 둘러싼 논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식품정보저널인 ‘뉴트라인그리디언츠닷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영유아를 위한 유아용 분유의 영양분이 충분치 않다며 적어도 생후 6개월까지는 의무적으로 모유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WHO가 의무 모유수유 기간을 6개월로 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지금까지 개발된 아기용 분유의 영양분이 모유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저널에 따르면 WHO는 “시판되는 분유의 성분이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권장 기준보다 단백질은 과다하고 필수지방산 철분 아연 비타민B 함량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둘째, 경제성 측면에서도 모유수유를 오래 할수록 유리하다는 게 WHO의 판단이다. 적어도 의무 모유수유 기간만큼은 분유값과 이유식 비용을 줄여 가계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WHO의 권고에 반대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영국의 식품영양학자인 캐리 럭스턴 박사는 “워킹맘이 많은 선진국에 WHO의 6개월 의무 모유수유 기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생후 4개월 이후부터는 모유와 분유, 보완식품을 조합해 먹이는 게 엄마의 부담도 덜고 영양 면에서도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모유수유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한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국내에 시판되는 분유의 영양성분이 모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며 “전 세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결론지은 WHO의 6개월 모유수유 기간을 따르는 게 영양학적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모유수유를 1년 이상 하는 편이 아이의 면역력 형성에 유리하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공개됐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질병관리본부의 공동연구에서 모유를 1년 이상 먹은 아이들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24.2%)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54.6%)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