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 맴∼’ 하는 참매미는 숲에나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꺅∼’거리며 그악스럽게 울어대는 대도시 매미들은 말매미다. 말매미가 살기 좋아하는 나무인 벚나무와 상록수가 가로수와 조경수로 많이 쓰이고 매미를 잡아먹는 천적이 줄어든 데다 대도시에는 한밤중에도 조명이 환해 말매미가 선호하는 조건이 다 갖춰져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말매미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매미 소음의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적으로 매미의 종류는 2000종이 넘는데 종에 따라 유충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보통 5년, 7년, 13년, 17년이 걸린다. 흥미로운 것은 유충으로 땅속에서 지내는 기간이 모두 소수(素數)라는 점. 소수는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눠지는 수다. 소수를 주기로 살아가는 곤충은 매미뿐이다. 소수 연도에 매미가 되면 천적을 만날 확률이 작고 동종(同種)끼리 경쟁을 덜 하게 돼 종족 보전에 유리하다. 예컨대 13년 주기 매미와 17년 매미가 서로 만날 확률은 최소공배수인 221년에 한 번뿐이다. 자연의 진화가 빚어낸 경이로움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