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해야 청춘이다]<15>플랫슈즈 ‘버니블루’ 열풍 임선호 르버니스 대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버니블루’ 본사에서 만난 임선호 대표가 브랜드의 상징물인 파란 토끼 캐릭터와 포즈를 취했다. 임 대표는 “이 캐릭터 덕에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 서구의 젊은 여성들로부터 ‘특색 있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온라인 판매, 구두점 자체 브랜드 설립…. 정리 수순을 밟던 작은 구두가게가 한 청년의 노력에 힘입어 되살아났다. 동대문 구두 상인들은 그에게 ‘우리나라에서 구두를 제일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렇게 ‘구두의 달인’이 된 임선호 르버니스 대표(37)는 2010년에 플랫슈즈(단화) 브랜드 ‘버니블루’를 선보이며 동대문을 넘어 국내 제화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청년 실업가로 떠올랐다.
진로를 바꾼 그는 시장에서 6년간 경험을 쌓은 뒤 스물아홉 되던 해에 첫 창업을 했다.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구두업체 ‘에스커미’였다. 국내에선 도매사업을 주로 했고 중국에서는 직영점을 운영했다. 상하이 베이징 등 해외 4개 도시에 5개의 매장을 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2월 미국인 마케팅 전문가와 함께 뉴욕에 본사를 둔 버니블루 브랜드를 론칭했다. 같은 해 6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버니블루의 첫 국내 매장은 카페와 매장을 결합한 ‘슈즈 카페’를 표방했다.
마침 불어닥친 플랫슈즈 열풍으로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3만∼5만 원대의 ‘착한 가격’을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브랜드 출범 후 1년 만에 한국에서 연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버니블루는 올해 매출 25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3년 만에 국내 매장도 90개로 늘었다. 미국 과 유럽 시장 경영을 미국인 경영자에게 맡기고 아시아 사업에 전념한 임 대표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로 사업을 확대해 현지에 18개의 점포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에는 상하이에도 첫 단독점포를 열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플랫슈즈 중심이던 버니블루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능성 신발, 핸드백 등으로 다양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유아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는 ‘버니 키즈’ 제품군을 별도의 브랜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보게 되면 아시아에서 ‘2015년 매출 1000억 원 돌파’라는 비전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임 대표의 기대다.
그는 “마흔이 되기 전에 ‘1000억 원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세웠다”면서 “처음부터 큰 포부를 가졌던 게 가장 큰 성장의 동력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