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적 자위권 적용대상 국가, 안보상 日과 밀접한 나라로 확대”

기타오카 전문가회의 좌장대행 밝혀
2008년 보고서엔 미국으로 한정… 한반도유사시 개입근거 될수도
日 행사방안 논의할 小委 9월 설치… 내년초 국회에 법안제출 계획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의 적용 범위를 미국에 그치지 않고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개입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도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인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이하 간담회)의 좌장 대행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국제대학 학장은 13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단적 자위권 적용 대상 국가를 안보상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가 공격을 받아 일본에 심각한 피해를 미칠 때로 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1차 아베 정권 때인 2008년 6월 간담회가 정리한 보고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국을 미국으로 한정했다. 또 행사 가능한 집단적 자위권 유형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 요격 △공해상에서 미국 함선 보호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에서 행동을 같이하는 타국 군대 경호 △PKO 타국 군대의 후방 지원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만약 한반도에 유사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한국 국회가 외국 군대의 상륙을 허용해야만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토로 들어올 수 있다”며 “일본이 일방적으로 판단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다음 달 12일 7개월 만에 다시 열린다. 간담회 산하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지 논의하는 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베 내각은 쓰지모토 기요미(십元淸美)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연내에 전문가 회의 보고서가 나오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각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초 집단적 자위권과 해외 무력행사를 뒷받침하는 ‘국가안전보장기본법’을 제정해 내각 법제국의 승인을 얻은 뒤 1월 중 열리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도쿄신문은 항공자위대가 발행하는 내부 매체 ‘비행과 안전’ 작년 7월호에 항공자위대 F-15기 편대가 미군 전략폭격기 ‘B-52기’와 공동훈련을 실시하면서 ‘호위 비행’을 한 체험기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항공자위대 F-15기 편대는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주관으로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레드플래그 알래스카(RFA)’ 훈련에 10년째 참가했다. 체험기는 “B-52기의 폭격을 상정한 훈련에서 자위대 F-15기 편대가 과감하게 경로를 열고 끈질기게 전투를 진행해가며 B-52기를 호위했다”고 적었다.

외무성 출신의 정치학자 아사이 모토후미(淺井基文) 씨는 “전략폭격기 호위 훈련은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큐대 가베 마사아키(我部政明) 교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한 훈련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자위대는 1996년부터 RFA 훈련에 참가했고 F-15 전투기는 2003년부터 파견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