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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오현 은퇴 확인서 쓰고 대표팀서 제외

입력 | 2013-08-14 17:46:48

여오현.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차출을 놓고 한여름 배구계를 뜨겁게 했던 여오현 파동은 유야무야로 끝났다.

대한배구협회는 14일 협회 임원과 부장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상무이사회를 열어 2014세계남자선수권 아시아지역예선 최종라운드(이하 2014남자선수권 예선, 9월4~8일 일본 고마키)에 나갈 합동훈련 엔트리 14명을 확정했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차출을 거부했던 여오현(현대캐피탈)은 결국 제외됐다.

협회는 “국가대표로서 12년간 헌신했고, 그동안 빠짐없이 대표팀에 참가한 공을 인정하며 협회에 대표팀 은퇴확인서를 제출함에 따라 본인의 입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훈련장 무단이탈 등의 이유로 징계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협회에서 대표팀 은퇴를 받아들임에 따라 징계는 원인무효가 됐다. 여오현은 13일 대한배구협회에 대표은퇴 확인서를 자필로 써서 제출했다. 역대 대표출신 배구선수 가운데 협회에 은퇴확인서를 제출한 최초의 사례다.

이는 선수 본인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대표팀에 차출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협회가 궁여지책으로 짜낸 해법으로 보인다. 여오현은 “불러주시는 것은 감사한데 이제 나도 힘들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자리를 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마음도 몸도 지쳐서 은퇴를 선언했다. 내 은퇴 말씀을 협회가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여오현의 대표팀 참가의사를 확인했지만 일방적으로 차출했다며 비난을 많이 받았다.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상무위원회에서 대표선수 엔트리를 최종 선발하는데 위원장이 김호철 감독이다. 충분히 교감도 있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선수의사를 확인했지만 오해가 있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번 파동을 이유로 경기력강화위원장 직을 내놓은 김호철 감독의 사표는 수리됐다. 당분간 공석으로 비워둘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4 남자선수권 예선에 나갈 대표팀은 합동훈련 엔트리 14명 가운데 최종 12명으로 압축된다.

14명의 명단을 보면 ▲KEPCO 3명(하경민 서재덕 전광인) ▲대한항공 3명(한선수 진상헌 곽승석) ▲우리카드 2명(안준찬 김정환) ▲LIG손해보험 2명(부용찬 하헌용) ▲러시앤캐시 4명(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심경섭)으로 구성됐다. 러시앤캐시의 4명 가운데 3명은 경기대 3학년이며 심경섭과 전광인은 성균관대 4학년이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한 명도 차출되지 않았다.

협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서 KOVO와 상호신뢰 관계를 회복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구단에서는 이번에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요구해 대표팀 구성을 둘러싼 알력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또 KOVO와 프로구단이 요구하는 대표팀 선발에 관한 장기플랜과 상호협의에 대한 대답은 없어 문제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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