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등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경매물건 늘고 낙찰가율 하락감정가 27억 매물, 18억에 낙찰… 압구정동은 5년새 6배로 늘어나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부자동네’ 아파트들도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2008, 2009년에 지어진 새 아파트인 데다 학군도 좋아 큰 인기를 끌었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 경매물건이 지난해의 배 이상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경매시장에서 대량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아파트는 명성과는 달리 경매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등 ‘콧대’가 꺾인 모습이다.
○ 강남 랜드마크 아파트도 ‘불황’에는 속수무책
강남구 압구정동이 흔들린 지는 좀 됐다. 압구정동은 1976년 개발돼 현대, 한양 총 24개 단지 1만355채가 입주한 한강변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역. 이제는 노후화돼 반포 재건축아파트의 인기에 밀리고 있으나 한때는 3.3m²당 평균 매매가가 4000만 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대한민국 최고의 부촌이었다.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매진행 건수는 지난해 78건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13건)보다 무려 6배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벌써 지난해의 절반 이상인 41건에 달하고 있다. 평균 응찰자수는 5.2명으로 지난해(5.9명)보다도 감소했다. 2007년 91.3%에 달했던 낙찰가율도 지난해 72.9%까지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81.8%로 간신히 80%를 넘겼다.
○ 세제개편 움직임에 고가아파트 매력 떨어져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장기불황에 고액 자산가들마저 견디지 못하면서 경매 물건이 쏟아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압구정동 경매 물건이 늘기 시작했고 올해는 강남의 신흥부촌인 반포에서도 심심치 않게 경매 물건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