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 살리기로 재원 감당 가능”… “재정 부담 커지면 더 큰 역풍” 지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복지 공약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당분간 공약 수정은 없다”는 태도를 확고히 하고 있다. 당분간은 경제 살리기를 통해 세수를 늘려 부족한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원칙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공약을 수정할 경우 야당이 ‘허황된 대선 공약으로 국민을 속였다’며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고, 복지정책의 수혜자인 중산층 이하의 반발까지 불러와 국정 운영의 축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공약 수정이나 세율을 인상하는 증세는 아직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며 “세출 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 비과세 감면과 일몰제 축소 등으로 세입을 늘려 135조 재원을 마련하면 복지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공약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그런 논의가 없다. 지난번 국정과제의 큰 틀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법개정 수정안으로 공약 이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없다)”이라고 답했다.
야당의 법인세율 인상과 소득세 최고세율 조정 요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증세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법개정안 수정으로 공약재원 마련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부는 “재원 마련에 차질이 없다”고 공식 반박했다. 기재부는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수정된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2014∼2017년 약 11조 원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이는 당초 올해 비과세 감면 정비로 계획했던 재원 목표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의 이 같은 방침은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증세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경제 상황만 믿고 복지 공약을 추진했다가 재정 부담이 커질 경우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박정훈 기자·세종=유재동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