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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참 좋은 작황 나올 것” 시작부터 타결 기대

입력 | 2013-08-15 03:00:00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최종 합의 도출하기까지
南 “뜻 있는 곳에 길 있다” 진전된 수정안 제시
1~6차 회담과 달리 분위기 화기애애… 3차례 수석대표 접촉 끝 합의서 서명
北대표 “민족 모두에 기쁜소식 안겨줘”




“다 같이 공업지구(개성공단)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매면 될 것 같다. 참 좋은 작황이 나올 것 같다.”(박철수 북측 수석대표)

제7차 개성공단 남북 당국 실무회담이 열린 14일. 개성공단은 뭉게구름이 간간이 떠 있는 화창한 여름 날씨였다. 장맛비로 인해 지난 1∼6차 회담 내내 먹구름이 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 부총국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꼭 20일 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며 7차 회담이 이전의 회담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면 어떤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차 회담이 북측 대표단의 남측 기자실 난입 등으로 험악한 분위기로 끝났지만 이날 7차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렀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 9시경 회담장 건물에 도착한 우리 측 대표단을 미소로 맞았다. 북측 회담 관계자들은 쉬는 시간이면 남측 기자단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끌었다.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남측이 오전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 같다”, “(박철수 대표가) 원래 표정 변화가 없지만 분위기는 괜찮다” 등 직접적으로 합의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때 남측의 수정안에 대한 북측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수석대표 2차 접촉이 1시간 50분가량 늦어지기도 했지만 합의 타결에 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남북 양측은 3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한 끝에 오후 6시 57분 종결회의를 열고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회담이 끝나고 남측 기자단과 만난 박 수석대표는 회담 성사에 대한 부담감을 벗어던진 듯했다.

“남측에서 박 대표님을 미남이시라고 하는데요.”(남측 기자)

“듣기 좋은 얘기입니다.”(박 수석대표)

6차 회담 때의 기자실 난입에 대한 질문에도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해서 서로 입장을 다 전달하고, 언론, 귀빈들한테 다…(얘기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그는 “우리 민족 모두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을 마치고 남측 대표단이 탑승한 버스가 떠날 때까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회담장 밖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하며 힘을 보탰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열린 통일정책포럼 초청강연회에서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분명히 북한이 일으킨 것이다. 그런 이유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개성공단은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지만 이를 잘 해결한다면 남북이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공동취재단·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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