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老)승려에게 ‘성폭력 프로그램 수강’ 대신 ‘참선(參禪)’을 권했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용기)는 14일 여신도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70)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올해 5월 3일 1심인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명령했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은 제외시켰다. “A 씨가 승려라는 지위를 이용해 강제 추행을 한 만큼 참선을 통해 수양하고 반성하라”는 것이었다.
A 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전 전남 구례군의 한 사찰 내 승려가 사는 거처로 신도 B 씨(26·여)를 불렀다. 그는 “건강을 점검해 주겠다”며 수맥 탐사용 봉으로 B 씨의 몸 가까이에 대면서 “여자구실도 못할 정도로 몸이 말랐는데 가슴이 봉긋하구나. 가슴에 뭘 넣었느냐”라고 물었다. B 씨가 화들짝 놀라 자리를 뜨려 하자 A 씨는 B 씨의 손목과 가슴을 잡았다.
B 씨는 이날 오후 남자친구와 함께 A 씨를 찾아가 ‘성희롱을 한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그러나 A 씨는 “기 치료를 해준 것뿐이며 욕정으로 한 행동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화를 참지 못한 B 씨의 남자친구는 A 씨를 사발로 구타했다. 양측이 고소를 해 A 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B 씨 남자친구는 폭행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