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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배 교수 “그늘에 가린 중견 연주자 적극 섭외… 관객 호기심 끌 방법 늘 고민합니다”

입력 | 2013-08-16 03:00:00

■ kt체임버홀 실내악 콘서트 100회 맞는 김용배 교수




‘토요일 오후의 실내악’을 이끄는 김용배 교수는 “1회 공연부터 모든 음악회를 녹화해 인터넷TV(IPTV)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실내악은 클래식 음악의 정수로 꼽히지만 재미없고 밋밋하다는 이유로 관객에게 외면받는 비인기 장르다. 하지만 서울 목동 kt체임버홀은 그런 실내악 공연을 고집한다. 2009년 5월 개관 때부터 첫째, 셋째 주 토요일마다 실내악 콘서트를 열고 있다. ‘토요일 오후의 실내악’은 420석의 객석이 매회 가득 차는 인기 공연이다.

개관 첫해에 보수 공사로 딱 한 차례 건너뛴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껏 우직하게 걸어온 이 실내악 시리즈가 17일 100회를 맞는다. 1회 공연부터 피아니스트 김용배 추계예술대 교수(59)가 프로그램 선정, 연주자 섭외, 해설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예술의전당 사장 시절 공연 사각지대인 오전 시간을 활용한 ‘11시 콘서트’로 해설이 있는 아침 음악회를 국내에 정착시켰다. 김 교수는 자신의 역할을 ‘콘서트 가이드’라 명명한다.

중국 칭다오 음악축제에서 연주를 마치고 13일 막 귀국한 김 교수를 만났다. 그는 “화려한 대곡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짠 연주회는 흔하지만 간결한 편성으로 음악의 기본을 전하는 콘서트가 국내에 드물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홀이 있어서 이 음악회가 생긴 게 아니라 이 음악회를 하려고 홀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뜻 깊은 공연입니다. 첫째 주에는 체임버 오케스트라, 셋째 주에는 실내악 중심으로 꾸미는데 모차르트 교향곡 41곡 전곡, 베토벤 현악사중주 17곡 전곡을 개관때부터 시작해 올해 완주합니다. 청중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정공법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연주회를 꾸미는 김 교수의 원칙은 그늘에 가린 중견 연주자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무대가 해외에서 활약했던 노(老)대가와 파닥파닥 뛰는 10, 20대 샛별 연주자로 양극화돼 있다는 반성에서다.

“한 연주회에 현악사중주단, 목관오중주단, 피아노 트리오가 잇달아 선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관심 있는 연주자나 프로그램이 나오는 음악회는 꼭 찾아가고,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때는 공연 실황 DVD라도 구해서 보지요. ‘인연이 닿지 않나 보다’라고 포기하지 않아요.”

100회 연주회 때는 그동안 가장 인기를 모았던 ‘코리아 브라스 콰이어’가 무대에 오른다. 여름과 어울리는 금빛 향연을 펼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자랑했다. 이날 관객에게는 연주회 실황 녹음을 담은 100회 기념 CD도 증정한다. 1만 원. 1577-4579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