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아들을 탐한 두 어머니… 씁쓸한 뒷맛
영화를 보다 딴죽을 걸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로빈 라이트(왼쪽)나 나오미 와츠처럼 ‘꿀리지’ 않는 몸매의 40, 50대 여성이 얼마나 될까? 더블앤조이픽쳐스 제공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 릴(나오미 와츠)과 로즈(로빈 라이트)는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두 사람은 결혼하고 릴의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뒤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더불어 릴의 아들인 이안(제이비어 새뮤얼)과 로즈의 아들 톰(제임스 프레시빌)도 두 명의 어머니들과 함께 어울리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안이 로즈에게 숨겨 왔던 진심을 고백하고, 로즈는 이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잠자리를 갖는다. 친구와 어머니의 관계를 목격한 톰도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릴을 찾아간다. “갓난아기 때부터 봐 왔는데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릴도 결국 톰을 받아들인다.
엄밀히 보면 이 작품은 ‘롤리타 콤플렉스’를 뒤집은 영화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성별을 바꾸면 아들의 애인을 사랑한 남자를 그린 영화 ‘데미지’도 연상된다. 두 여성이 한 몸처럼 지낸다는 점에서 동성애 영화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뒷맛이 씁쓸한 게 사실이다. 두 여성의 시각으로만 영화를 이끌다 보니 두 아들의 시각은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게 남성이든 여성이든 특정 성(性) 편향적인 작품은 어쨌든 불편하다. 18세 이상.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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