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産-저출산 문제 세계가 함께 논의… 지속가능한 인구발전의 길 찾는다110개국 2500여명 학자 참가
부산 기장군 연화리 방파제에 세워진 젖병등대. 출산을 장려하는 의미로 등(램프) 위에 젖꼭지 모양의 지붕을 얹고, 벽면에는 아이들의 손과 발 모양을 새겼다. 동아일보 DB
제27차 세계인구총회 포스터
세계적 화두인 인구 문제를 논의하는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가 26∼3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21세기 들어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총회다. 세계 110개국의 학자 2500여 명이 참가해 인구문제를 논의한다. ‘인구와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10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1947년 미국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총회는 4년 주기로 개최된다.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72억 명을 돌파했다. 2050년에는 100억 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다산(多産) 국가 80%, 저출산 국가 20%로 나뉜다. 이렇게 양극화된 인구 문제가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구하는 권위 있는 학자 35명이 참여하는 특별 세션도 진행된다. 아태 지역은 중국과 인도 등 인구가 가장 밀집한 지역이며 다양한 인류문화가 살아 숨쉰다는 점에서 특별 세션이 마련됐다. 이 세션에선 한국의 저출산 경향과 통일 이후 한반도의 인구 문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 다산 지역의 영아 및 산모 사망률 증가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들 지역에서는 영아 사망이 1년에 70만 명, 산모 사망이 50만 명에 이른다. 다산 국가들은 과거 한국의 가족계획, 산아제한운동이 성공했던 것을 벤치마킹해 인구 정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박은태 제27차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75·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인구는 미래 노동력 공급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 기업, 각 단체가 모두 나서 출산·보육을 위한 기금 조성뿐 아니라 사회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명 학자들은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300년 뒤 한(韓)민족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생산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출산율을 2명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