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도식 이모저모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4주기 추도식에서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왼쪽)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추도식에는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등 유족과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 여야 지도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지난해 야권 대선후보직을 놓고 경쟁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투병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화환을 보냈다.
추모위원장인 김석수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정치는 거리보다 국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민과 나라를 생각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홍업 전 의원은 유족대표 인사에서 “그분(김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다.
권노갑 고문을 좌장으로 하는 동교동계는 4년째 매주 화요일마다 이희호 여사와 함께 현충원의 DJ 묘역을 참배해 왔다.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권 고문은 여든 셋의 나이에도 23일 한국외국어대 역사상 최고령으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1960∼1980년대 DJ 사저 동교동 비서였던 김옥두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 8번의 연행과 고문으로 다리와 발을 잘 쓰지 못한다. 김 전 의원은 “중정(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무릎을 꿇게 한 채 ‘DJ가 빨갱이임을 자백하라’며 무릎에 매질을 하고, 거꾸로 매달아놓고 발바닥을 때렸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염증이 심해져 수술을 해도 좋아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DJ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 고문후유증인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며, 80일간 구금돼 고문을 받았던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역시 보행 때 지팡이를 쓴다.
DJ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대선 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뒤 현재 대통령 직속의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근 1년 만에 옛 동지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역시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따로 DJ 묘소를 참배했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