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연기력 검증에 적합한 단막극… 낮은 시청률 ‘욕먹을 부담’도 덜해
14일 KBS ‘드라마스페셜-HAPPY! 로즈데이’에서 아버지 또래 동네 카페 주인 아저씨와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 꽃집아가씨 아름 역으로 출연한 ‘원더걸스’의 소희. KBS 제공
드라마스페셜에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것은 소희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트랙스 출신의 노민우(2010년 10월), 샤이니의 민호(2011년 2월), 틴탑의 니엘(2012년 10월), 제국의 아이들(제아)의 박형식(2013년 1월), 비스트의 이기광(2013년 6월)이 주연을 맡았다. 수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스페셜은 인기 프로그램은 아니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라디오 스타’와 SBS ‘짝’ 같은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에 밀려 늘 시청률 2∼3%대에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사 관계자들은 “단막극이 연기자의 꿈을 가진 아이돌을 비롯한 신인 배우들이 연기력을 검증받기에 좋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기 초보자라도 주연 경험을 해볼 수 있으며, 설령 연기가 서툴더라도 대형 미니시리즈에 비해 ‘욕먹을 부담’도 적다. 드라마 제작사와 연출가, 작가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기회도 된다.
단막극은 신인 작가와 연출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동안 시청률 경쟁에 밀려 폐지됐던 단막극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KBS가 드라마스페셜의 시간대를 일요일 늦은 밤에서 프라임타임으로 옮긴 데 이어, SBS는 내년에 3개월 동안 단막극을 연달아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도 올 하반기에 여러 편의 단막극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SBS 홍보팀 차장은 “방송사로서는 연출가와 작가를 꾸준히 발굴해서 이들이 연습할 장을 제공해야 하는데, 단막극이 이를 위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