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30대 女제자에 접근… “이혼하겠다” 유혹 부적절 관계아내에게 문자 잘못보내 들통나 파국… 내연女에게도 3000만원 물어줄판
‘잘못 보낸 문자메시지 한 통’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2009년 8월경 서울의 사립대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50대 초반의 A 씨는 같은 대학원에 다니던 30대 중반의 여성 B 씨와 부인 몰래 교제하고 있었다. A 씨는 2008년 B 씨가 대학원 진학 당시 입학상담을 해주며 처음 알게 됐다. 둘은 2009년 초부터는 잠자리까지 같이 하는 사이가 됐다. A 씨는 B 씨에게 “부인과 헤어지고 당신과 재혼하겠다”는 말까지 해가며 지속적으로 잠자리를 요구했다.
그러다 2009년 중반 A 씨는 B 씨에게 보내야 할 문자를 실수로 자신의 부인 C 씨에게 잘못 보냈다. 부인에게 B 씨와의 불륜 관계를 들키자 A 씨는 돌변했다. B 씨와 만날 때마다 성관계만 요구할 뿐 재혼 얘기는 하지 않았다. 2009년 9월경 참다못한 B 씨는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A 씨는 이후에도 수차례 B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만남을 요구했다.
결국 B 씨는 2010년 1월 정식으로 A 씨를 대학 성폭력 상담센터에 신고했다. 대학 측은 “A 씨가 교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이 거부하기 힘들 만큼 적극적인 성관계를 요구해 B 씨에게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혔다”며 같은 해 8월 A 씨를 해임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이승영)는 C 씨가 이혼하게 된 책임이 B 씨에게 일부 있다고 판단해 최근 “B 씨가 C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한 달여 뒤 B 씨가 A 씨를 상대로 낸 소송을 심리한 법원은 B 씨도 피해자라고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10부(부장판사 김인욱)는 “A 씨가 B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로 인해 현재까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며 “A 씨가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하자 B 씨는 A 씨가 동종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 원하지 않는 관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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