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중국 쓰촨 성, 구채구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숨막히게 경이로운 그곳

‘구채구를 보고 나면 다른 물은 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물빛이 유난히 아름다운 탓이다. 물빛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신이 있다면 구채구를 만들 때 가장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길 닿는 곳마다 경이로운 풍경의 연속이다. 강렬한 햇빛에 반사되는 에메랄드 물빛의 향연, 마치 동화 속의 세계를 보는 듯한 절경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천혜의 자연이 주는 감동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아름다움

구채구는 중국 쓰촨 성에 있다. 구채구라는 이름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장족이 티베트에서 이곳까지 이주해 와 9개의 마을을 이루고 산 데서 유래한다. 쓰촨 성의 주도인 성도(成都)에서 버스로 7시간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구채구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일 줄 모른다. 성도에서 버스를 타고 구채구를 향해 출발하면서부터 여러 갈래의 물줄기와 산세의 절경이 펼쳐진다.

구채구에 다다를 즈음이면 계곡을 따라 솟은 울창한 침엽수림과 한 여름에도 녹지 않는 산꼭대기의 만년설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구채구 입구는 해발 1990m, 구채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인 장해의 고도는 3102m다. 장해까지 산허리를 감아 도는 버스 여행은 좌우로 펼쳐진 장관을 보며 경탄하느라 두려움을 느낄 새가 없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구채구의 다섯 가지 이야기

가을의 단풍, 오색의 물빛을 뽐내는 114개의 호수, 17개의 폭포, 일 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설봉, 사람의 접근이 없던 시절 골짜기에 모여 살며 자급자족으로 생활하던 장족의 문화가 구채구의 아름다움을 이루는 요소다.

수려한 산림은 원시상태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구채구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우거진 녹음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가을이 되면 옷을 갈아입는 형형색색의 단풍 절경은 특히 아름다워 구채구의 첫 번째 자랑거리라 할 만하다.

두 번째 자랑거리는 단연 호수다. 주변의 빼어난 산세를 그대로 투영하고, 제각각 영롱한 빛을 띠고 있어 신비롭기 이를 데 없다. 구채구의 호수는 Y자 모양의 가지처럼 갈라진 계곡 지대가 주요 관광지인데, 이곳에서 가장 큰 호수는 왼쪽 가지 끝에 위치한 장해(長海)다. 수심 40m 깊이의 호수가 끝없이 펼쳐져 바다로 불려도 좋을 만큼 그 규모가 크다. 오른쪽 골짜기에는 경해(鏡海)가 위치한다. 장해와는 달리 경해는 작고 아담한 호수다. ‘산과 하늘이 마치 거울처럼 수면에 아름답게 비친다’해서 붙여진 이름의 경해는 구채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힌다. 경해에서 사진을 찍는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을 얻는다는 속설 때문에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경해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공작이 꼬리를 펼친 듯 수려한 풍경의 공작해(孔雀海)와 판다곰이 나온다는 판다 해, 판다가 가장 좋아하는 죽순이 서식하는 죽순 해 등이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영롱한 색채의 향연을 자랑하는 오채지(五彩池)는 장해 아래쪽에 위치한 호수로 환상적인 빛깔이 으뜸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의 연못에서 오색의 빛이 난다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호수 위의 모든 풍광이 선명하게 수면 위로 비친다. 오색영롱한 에메랄드 물빛은 남태평양이나 인도양의 환상적인 바다의 색감에 뒤지지 않는다. 아무리 기온이 떨어져도 물이 얼지 않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 번째 자랑거리는 17개의 폭포다. 가장 크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폭포는 진주탄 폭포다. 폭포수가 떨어지면서 물방울이 진주가 튀는 모양과 흡사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리게 됐다. 네 번째 자랑은 설봉이다. 해발 4000m가 넘는 봉우리가 일 년 내내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풍경이 경이롭다. 설봉은 이 아름다운 자연의 주인이 된 듯,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서서 구채구를 지키는 것 같다. 다섯 번째 자랑은 장족의 문화와 그들의 삶의 모습이다. 구채구 내의 수정채에는 기념품을 파는 장족 마을이 있다. 전통 복장을 한 장족 사람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물건들을 만들어 판다. 소박하고 정겨운 장족의 얼굴은 구채구를 더욱 빛나게 한다.

아름다운 구채구를 만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구채구는 그 아름다움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많은 호수와 빼어난 산세를 지닌 덕분에 1990년 중국정부로부터 첫 번째로 중국 여행 명승지에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엔 세계자연유산위원회(WHC)는 이곳을 1992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1997년에 세계생물권보호구로 지정했다. 현재 구채구는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구채구 여행의 적기는 초봄과 만추다. 하지만 구채구의 5경(五景)인 단풍, 설산, 폭포, 호수, 장족의 거주지 풍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시기는 가을이다. 2013년 8월 현재 구채구까지 가는 직항 노선은 없다. 쓰촨 성의 주도인 성도에서 버스로 이동하거나,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구채구에서 가장 인접한 도시인 성도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구채구 상품의 여정은 다음과 같다. 성도에서 촉나라를 세운 유비와 제갈공명을 기리는 사당인 무후사를 둘러본 후 산 전체가 하나의 불상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규모의 낙산대불을 관람하고 구채구까지 7시간 정도 이동한다. 이동 중 송판고성과 야크 몰이를 하는 장족들을 볼 수 있어 7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장시간의 버스 이동이 부담된다면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중국 5000년 고도인 서안(西安)에서 중국 국내선 항공편으로 1시간 이동하면 구채구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물인 병마용갱과 진시황릉 등 서안의 대표 관광지를 비롯해 구채구와 황룡의 비경을 함께 관람하는 롯데관광의 서안, 구채구 5일 상품은 2012∼13 우수여행상품으로 인증됐다. 또한 이 상품은 검증된 호텔과 다양한 특식을 제공하여 만족도를 높였다. 롯데관광은 8월 26일까지 예약하는 고객에 한해서 중국 비자비용을 포함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문의: 롯데관광 중국팀 02-2075-3002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