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장
여행업계 전반의 상황을 듣기 위해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수장인 양무승 회장(59)을 만났다. 투어2000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8대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으로 당선돼 관광진흥에 힘쓰며 국내 여행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최근 여행시장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인바운드 시장은 중화권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중화권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개별관광객 유입도 늘어나는 추세라 상황은 고무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인바운드 시장은 작년 8월 이후 급격히 침체됐으며 단기간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생존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아웃바운드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문제입니다. 대다수의 여행사는 아직도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입니다.”
―침체된 일본 시장은 언제쯤 나아질까요.
“전체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상태입니다. 엔저 지속에 따른 해외여행 구매력 감소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아웃바운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외교적 마찰이 있을 때마다 방일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급감했던 과거와 다른 현상입니다.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이 성숙해졌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침체된 일본 인바운드 시장은 한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현재 도쿄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류 관련 국가 이벤트를 한국 내에서 진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존 시장 이외에 여행사들이 새롭게 돌파구로 삼을 수 있는 시장이 있다면….
아웃바운드의 경우는 인도, 스리랑카, 네팔 등의 서남아시아 시장으로 관심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지리적으로 멀지 않으면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매력적인 새로운 시장입니다.”
―최근 정부에서 관광업계 규제 완화를 발표했는데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규제 완화보다는 관광 진흥이 중요합니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통역 안내사의 유자격자 의무 종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어, 영어의 경우 유자격자 공급이 충분한데 반해 중국어는 상당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동남아시아로 다변화되는 인바운드 시장을 감당할 특수 언어권 유자격자의 양성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우리의 관광 경쟁 시장은 일본, 홍콩 ,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등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합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관광버스의 주·정차 문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해외여행문화의 성숙을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국가에서도 여행자의 안전과 관련한 여행불편신고센터, 여행정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별 여행자를 위한 외교부의 신속 송금 제도는 꼭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해외여행 중 소매치기를 당할 경우 영사관에 신고하고, 영사관이 가족으로부터 비상금을 입금 받아서 현지 화폐로 여행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입니다.
둘째는 여행자의 얼굴이 나라의 얼굴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여행자는 민간외교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행지의 기본적인 관습은 숙지하고 현지인을 존중하며 배우는 마음으로 여행해야 합니다.
―올 하반기,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여행지나 여행코스는 어디입니까.
“중국의 서쪽에 위치한 여강 입니다. 윈난 성 지역의 여강은 중국의 베네치아라고 불릴 만큼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특히 만년설이 내려앉은 옥룡설산의 비경이 일품입니다. 아름다운 자연도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지만 더 매력적인 이유는 역사적으로 보고 배울 게 많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차마고도의 시발점인 이곳은 1000년 역사의 고성을 비롯한 많은 역사적 자취들이 남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곳입니다.”
―여행을 떠날 때 가방에 꼭 챙겨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책입니다. 꼭 챙겨갑니다. 현지에 대한 여행정보서보다는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책을 가져갑니다. 여행 중 읽는 한 구절이 어떤 날은 친구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스승이 되기도 합니다. 여행 중에는 모든 감각이 일상에서보다 더 열리게 됩니다. 이럴 때 읽는 좋은 글은 성찰과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문유선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