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뒤 완공 송도 핵심 문화시설前대표 횡령 혐의로 기소되고, 現대표 사업계획 변경 논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상징인 센트럴파크와 호수공원이 만나는 곳에 자리잡은 인천아트센터 문화단지. 이곳에는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 현대미술관이 조성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 현대미술관이 들어서는 문화단지 공사 현장에 대형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1760석 규모의 콘서트홀(3만7885m²)은 현재 39.3%의 공정을 보이는데 2015년 3월경 준공된다.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 기업 일색인 송도국제도시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한 핵심 앵커시설로 문화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상하이(上海),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런데 최근 인천아트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면서 지역의 이슈가 되고 있다. 옛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용역사와 현 인천아트센터 경영진이 송사에 휩싸이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것.
인천아트센터는 2006년 안상수 전 인천시장 시절 지휘자 정명훈 씨의 형인 정명근 씨(71·CMI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08년 3월 KDB산업은행과 사업용지를 담보로 1100억 원의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토지매입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불투명한 사업으로 시공사 참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금융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다 2011년 1월 송영길 인천시장의 측근 인사인 길학균 대표이사(53)가 취임했다. 길 대표는 용역비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전 인천아트센터 대표인 정 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 무렵 정 씨에 대한 비위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여 수억 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정 씨를 불구속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아트센터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 전액을 인천시에 환원하기로 한 주주 간 약정이 있기 때문에 ‘특혜’는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전 인천아트센터 대표인 정 씨가 재임할 때 계약한 전 PM 용역사는 올해 초 인천아트센터와 길 대표를 상대로 용역비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용역비를 새로운 PM 용역사에 지급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용역비 지급 중단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인천아트센터 측은 “전 PM 용역사는 길 대표가 취임하기 전 이미 용역비 43억 원을 받아 투자 자본금(2억 원)의 20배 이상을 회수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이런 논란에 대해 최근 성명을 내고 “현 아트센터의 길 대표가 취임 후 복잡한 사업구조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인천아트센터는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분양률이 95%를 웃돌고 오피스텔도 순조롭게 분양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