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대, ‘마도로스 공원’으로 변신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 조감도.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인 북항재개발사업의 1, 2단계 사업이 끝나는 2020년경 이면 친수(親水)구역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들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20일 중구 중앙동 BPA 회의실에서 ‘북항재개발사업 역사문화 잠재자원 발굴 및 활용방안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연다.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의 산업유산과 역사를 보존하고 시민들이 함께 숨쉴 수 있는 개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선박 접안 시 계류형 밧줄을 묶는 기둥인 계선주 433개는 공원조형물, 조명등, 볼라드 등으로 쓸 예정이다. 1982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크레인을 비롯한 총 3대의 크레인은 경관조형물이나 공원시설물로 사용된다. 총 88개의 조명탑은 스낵코너, 소규모 전시장, 전망대, 갤러리로 사용한다. 부두 정문인 문주는 종합안내소나 자전거 대여소로 쓸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부두 안벽, 철로, 멍텅구리 블록 등 구조물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보행전용도로나 친수공간을 꾸미는 데 활용된다. 양곡부두 사일로, 자성대부두 보세창고, 여객터미널 등 건축물은 복합문화공간이나 유스호스텔 등으로 재활용된다.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 현장 전경. 2020년경이면 북항의 산업유산과 역사가 묻어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1905년 부관(釜關)연락선 운항과 1950년 피란 및 군사물자가 들어왔던 1구간에는 피란역사공원, 역사산책길(히스토릭 프롬나드), 세관기념광장, 물류체험광장, 해관광장 등으로 꾸며진다. 해관광장이 들어설 자리는 1878년 대한제국 당시 공식 개항장이었던 두모진 해관이 있었던 곳이다. 세관기념광장 자리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 준공됐다가 1979년 철거된 옛 부산세관 자리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부두인 자성대 부두가 위치한 3구간에는 마도로스의 길과 의류, 맛집 등으로 구성되는 웨어하우스 문화공원으로 꾸며진다. 또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수물자보관시설로 쓰다 광복 후 미군 55보급창으로 사용된 곳에는 55워터파크도 들어선다.
BPA는 북항재개발사업에 생생한 부산항의 근·현대사를 담아내기 위해 부산시와 철도청 등 공공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박길곤 BPA 재개발사업단장은 “그동안 인문, 예술, 사회, 역사, 도시, 건축 분야 전문가와 연구를 추진해왔다”며 “용역을 토대로 북항재개발 지역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국제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