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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북항재개발사업 역사문화 친수공간 개발案 밑그림 나와

입력 | 2013-08-20 03:00:00

자성대, ‘마도로스 공원’으로 변신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 조감도. 부산항만공사 제공

임시수도 1000일 가도(街道), 선각자의 길, 부두노동자의 길, 마도로스 산책길….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인 북항재개발사업의 1, 2단계 사업이 끝나는 2020년경 이면 친수(親水)구역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들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20일 중구 중앙동 BPA 회의실에서 ‘북항재개발사업 역사문화 잠재자원 발굴 및 활용방안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연다.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의 산업유산과 역사를 보존하고 시민들이 함께 숨쉴 수 있는 개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BPA는 우선 재개발구역 안에 위치한 국제선 및 연안여객터미널을 포함한 1∼4부두, 중앙, 자성대, 관공선 부두에 있는 옛 구조물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선박 접안 시 계류형 밧줄을 묶는 기둥인 계선주 433개는 공원조형물, 조명등, 볼라드 등으로 쓸 예정이다. 1982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크레인을 비롯한 총 3대의 크레인은 경관조형물이나 공원시설물로 사용된다. 총 88개의 조명탑은 스낵코너, 소규모 전시장, 전망대, 갤러리로 사용한다. 부두 정문인 문주는 종합안내소나 자전거 대여소로 쓸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부두 안벽, 철로, 멍텅구리 블록 등 구조물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보행전용도로나 친수공간을 꾸미는 데 활용된다. 양곡부두 사일로, 자성대부두 보세창고, 여객터미널 등 건축물은 복합문화공간이나 유스호스텔 등으로 재활용된다.

13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 현장 전경. 2020년경이면 북항의 산업유산과 역사가 묻어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공간별로는 해관(海關·당시의 세관)과 피란의 역사가 살아 있는 1구간(1, 2부두)과 부두근로자, 국제무역, 월남 파병의 흔적이 남아 있는 2구간(3, 4, 중앙부두), 국내 컨테이너 물류사업의 시초 증거물이 남아 있는 3구간(자성대, 관공선 부두)으로 나눠 개발한다.

1905년 부관(釜關)연락선 운항과 1950년 피란 및 군사물자가 들어왔던 1구간에는 피란역사공원, 역사산책길(히스토릭 프롬나드), 세관기념광장, 물류체험광장, 해관광장 등으로 꾸며진다. 해관광장이 들어설 자리는 1878년 대한제국 당시 공식 개항장이었던 두모진 해관이 있었던 곳이다. 세관기념광장 자리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 준공됐다가 1979년 철거된 옛 부산세관 자리다.

2구간에는 한국 첫 민족철도회사 창설자이자 부산 최초 근대식 학교 설립자인 박기종 씨를 기리는 ‘박기종 광장’과 부두노동자의 애환이 스민 목도광장이 조성된다. 또 부두조성 공사로 없어진 쌍산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쌍산공원, 1965∼1973년 31만2853명의 월남 참전용사가 거쳐 간 파병광장이 들어선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부두인 자성대 부두가 위치한 3구간에는 마도로스의 길과 의류, 맛집 등으로 구성되는 웨어하우스 문화공원으로 꾸며진다. 또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수물자보관시설로 쓰다 광복 후 미군 55보급창으로 사용된 곳에는 55워터파크도 들어선다.

BPA는 북항재개발사업에 생생한 부산항의 근·현대사를 담아내기 위해 부산시와 철도청 등 공공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박길곤 BPA 재개발사업단장은 “그동안 인문, 예술, 사회, 역사, 도시, 건축 분야 전문가와 연구를 추진해왔다”며 “용역을 토대로 북항재개발 지역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국제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