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스포츠동아DB
지난해 생일땐 부상으로 올림픽 불참
아버지 생신때 독일서 재활훈련 아픔
올해 홍정호 생일, 대표팀 합류 해피
“아버지 생신날 제가 저녁 사 드려야죠”
홍정호 부자(父子)의 올해 생일은 1년 전과 사뭇 달랐다.
● 대표팀 복귀 수비 안정
홍정호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6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때 다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늦은 FA컵 32강 때(5월8일) 1년 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6월 대표팀 승선은 좌절됐다.
6월 말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했다. 깊은 인연을 가진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는 소식을 들은 홍정호는 “느낌은 반반이었다. 기대도 됐지만 두렵기도 했다”고 했다. 홍 감독이 선수를 뽑을 때 철저히 실력만 볼 거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얼마 전에 그라운드를 밟은 자신이 과연 뽑힐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홍 감독은 7월 동아시안 컵 때 홍정호를 전격 발탁했다. 이를 악물었다. 그는 “공백이 길어 게임도 못 뛴 선수가 어떻게 대표팀이 됐냐는 말 안 나오도록 더욱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홍정호 합류 후 대표팀 수비는 안정을 찾았다. 동아시안컵 3경기와 14일 페루와 평가전까지 4경기 2실점. 홍정호는 3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수비가 합격점을 받은 반면 대표팀은 골 가뭄 때문에 호된 비판을 듣고 있다. 4경기에서 고작 1골이다. 홍정호는 “그래서 수비가 계속 무실점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잘 막아주면 언젠가는 공격수들이 넣어 줄 것이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이어 “홍 감독님이 많이 힘드실 텐데 절대 선수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으신다. 지금 당장이 아닌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니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대표팀도 대표팀이지만 소속 팀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주는 18일 대구와 비기며 8위로 처졌다. 남은 전북-부산-대전 3연전 결과에 따라 상위 스플릿(1∼7위)에 남느냐 하위 스플릿(8∼14위)으로 떨어지느냐가 판가름 난다. 일단 무실점 수비가 중요하다. 홍정호 어깨가 더욱 무겁다. 홍정호는 “요즘 세트피스 수비 실점이 많아 박경훈 감독님이 많이 고민하신다. 감독님 스트레스를 좀 덜어드리고 싶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질 일은 없을 거다. 올 시즌이 3경기 남았다는 생각으로 나머지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