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원더걸스에서 탈퇴한 후 3년 7개월 만에 솔로 가수로 데뷔한 선미. 솔로 음반에는 소녀에서 여성이 되어 가는 선미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원더걸스’ 탈퇴 3년 7개월 만에 솔로 가수로 데뷔 선미
솔로 데뷔곡 ‘24시간이 모자라’ 여성미 물씬
탈퇴 이후 학업 등 부족한 나를 채우는 시간
유빈·예은 등 앨범 참여…우린 영원한 가족
2009년 10월23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 원더걸스가 ‘노바디’로 빌보드 핫100 차트 76위를 차지한 후 미국 활동에 대한 성과를 알리는 기자회견 도중 선미(이선미·21)가 갑자기 눈물을 터트렸다. 회견장은 술렁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3개월 뒤인 2010년 1월23일. 선미는 원더걸스에서 탈퇴했다. 그날, 선미가 흘린 ‘눈물의 의미’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원더걸스 탈퇴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26일 솔로 데뷔곡 ‘24시간이 모자라’로 돌아오는 선미는 그 눈물의 의미와 탈퇴 배경, 그리고 복귀의 과정을 들려줬다.
“간절히 원하던 것도 내 손에 들어오면 그 소중함을 잊게 된다. 사람이든 일이든, 곁에 있을 때 잘해야 되는데, 그땐 어려서 그 소중함을 몰랐다. 힘들다고만 생각했지 소중하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내가 좋아 시작한 춤과 노래, 데뷔하면서 더없이 좋았지만 막상 데뷔하고 나서 정신없이 그저 달리기만 하니 너무 기계적이고…, 일이 되고 말았다. 멤버들과 팬들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때는 어려서” 팀 탈퇴까지 했지만 원더걸스로 살았던 3년은 “인생에서 다시 없을 소중한 날들”이었다. 탈퇴 이후 3년여 공백도 ‘자연인’으로 살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탈퇴 명분이었던 ‘학업’에 먼저 집중했다. 검정고시 준비 3주 만에 고졸 학력을 얻었고, 이듬해 동국대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고, 고등학교는 미국 활동하느라 자퇴하는 바람에 학창시절 추억이 없는 선미는 대학에서 친구들을 사귀며 평범한 일상을 즐겼다. 가수로서도 자신을 냉철히 돌아보고 춤과 노래 연습에 땀을 흘렸다.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다는 사실에 참 행복하다. 그리고 연습 기간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고 데뷔해, 늘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쉬는 동안 부족함을 느끼며 연습하고 배워가면서 또 행복했다.”
그렇게 탄생한 ‘24시간이 모자라’의 비주얼은 다소 과감하다. 원피스 수영복 같은 의상에 분홍빛 단발로 성숙미를 풍긴다. 박진영은 “노래하면서 일부러 섹시한 표정 짓지 말고 나이답게 표현하라”고 주문했지만 늘씬한 각선미는 숨겨져 있던 선미의 여성미를 드러낸다.
“(과감한 스타일에)거부감은 없었다. ‘여자’가 되어가는, 내 나이에 맞는 콘셉트인 것 같다. 나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어서 나도 궁금했다.”
선예의 결혼으로 원더걸스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선미의 솔로 활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선미는 “원더걸스는 영원한 가족이다. 그 가족의 이름으로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정을 드러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