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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고랭지 배추값 두달새 2.6배 폭등… 왜?

입력 | 2013-08-20 03:00:00

긴 장마-폭염으로 공급량 부족한 탓… 2050년 재배면적, 현재의 7%로 줄듯




7월 말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고랭지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배추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평창=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폭등.’

최근 두 달 동안 고랭지 배추 가격은 2.6배로 올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일 5337원이었던 고랭지 배추(3포기들이 10kg 1망, 특품) 값은 월말에 1만 원대를 넘더니 이달 9일에는 1만3670원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배추 값 인플레이션’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달 하순부터는 봄배추 비축 물량이 다 떨어진 데다 여름방학이 끝난 학교에서 급식이 시작돼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 가격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오랜 장마와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등 이상기후에 있다. 특히 올여름에는 무름병(뿌리에 물이 고여 배추가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이 유행해 배추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자가 지난달 말 방문한 강원 평창군 진부면 상진부리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만난 산지 유통인 이정길 씨는 “계획량의 4분의 1도 못 건졌다”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무름병에 걸려 흐물흐물해진 배추 위로는 파리들이 윙윙거리며 날고 있었다. 지난달 상진부리에는 4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평지보다 15∼30도 경사진 산 중턱이나 언덕에 고랭지 배추를 심는 농가가 늘고 있다. 진부면 인근 대관령면에는 산 중턱부터 아래까지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곳에 배추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이 씨는 “폭우가 내려도 경사로를 따라 빗물이 흘러내려 평지보다 배추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돼 궁극적으론 고랭지 채소 재배지가 거의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질 때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2013년 기준 3만2438ha)은 2020년에는 현재의 절반인 51%로, 약 40년 후인 2050년에는 지금의 7%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대관령=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